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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의 심판 – 황금 사과와 세 여신 트로이 전쟁 시리즈 1 트로이 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트로이 전쟁은 인간의 갈등이 아니라 신들의 다툼에서 시작되었다.이 글은 황금 사과를 둘러싼 세 여신과 파리스의 선택이 어떻게 전쟁으로 이어졌는지를 정리한다.‘파리스의 심판’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기원 신화 중 하나다. 에리스, 초대받지 못한 신이 던진 황금 사과트로이 전쟁은 인간의 분쟁이 아닌 신들의 연회에서 벌어진 균열에서 시작되었다. 펠레우스와 테티스, 인간 영웅과 바다의 님프 사이에서 이루어진 결혼은 올림포스 전체를 아우르는 성대한 잔치였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된 신이 단 한 명 있었다. 그는 바로 불화의 여신 에리스였다. 에리스는 자신이 제외된 사실에 모욕을 느끼고 잔치를 파괴하기 위해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2025. 6. 2.
아리아드네와 디오니소스의 이야기_버려진 공주와 신의 사랑 고대 신화에는 화려한 영웅의 무용담만 있는 것이 아니다.아리아드네와 디오니소스의 이야기는 상실과 위로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사랑에 관한 서사다.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신화가 멀고 추상적인 세계가 아니라 지금도 우리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새삼 느끼게 된다.미궁에서 시작된 운명 – 아리아드네와 테세우스아리아드네는 크레타 왕 미노스의 딸이었다.그녀가 살던 궁전에는 인간의 몸과 황소의 머리를 지닌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갇혀 있는 거대한 미궁(라비린토스)이 있었다.아테네는 전쟁의 대가로 주기적으로 청춘 남녀를 이 미궁에 바쳐야 했고 이 제물의 사슬을 끊기 위해 아테네 왕자 테세우스가 자원하여 크레타에 가게 됐다. 아리아드네는 이 용감한 아테네 왕자에게 첫눈에 반했다.그리고 그를 돕기로 결심한.. 2025. 6. 1.
바쿠스(Bacchus) – 로마에서 태어난 디오니소스의 또 다른 얼굴 그리스 신화에서 디오니소스는 포도주의 신, 극예술의 수호자, 열광과 해방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이 디오니소스가 로마로 건너와 ‘바쿠스(Bacchus)’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로마인들은 많은 그리스 신들을 자신들의 신화 체계에 통합했고 바쿠스 역시 그리스에서 온 신 중 하나였다. 그러나 단순한 이름의 변경이 아니라 로마적 해석이 더해지며 바쿠스는 디오니소스와는 또 다른 개성을 갖게 된다.바쿠스는 어떤 신이었나?바쿠스는 포도주, 황홀경, 축제, 관능, 그리고 생명의 환희를 관장하는 신이다. 그는 인간의 이성과 질서를 잠시 내려놓고 본능과 자유, 감정과 예술에 몸을 맡기게 해주는 존재로 여겨졌다.그의 등장은 언제나 음악, 춤, 향기로운 포도주, 열광의 무리들과 함께였고 그의 곁에는 늘 마이나데스(광란의 .. 2025. 6. 1.
디오니소스 – 포도주, 열광, 연극의 신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인간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난 독특한 신이다. 어머니는 헤라의 질투로 죽음을 맞았고 제우스는 그녀의 뱃속 아이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봉인했다. 그렇게 다시 태어난 디오니소스는 ‘두 번 태어난 신’으로 불리며, 죽음을 넘어선 재생과 시작의 상징으로 남았다. 디오니소스 – 포도주, 열광, 연극의 신디오니소스(Dionysus)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매혹적인 신 중 하나다. 그는 포도주와 축제의 신이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의 본성과 감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단순한 술의 신이라고 보기에는 그의 이야기는 훨씬 더 깊고 복합적이다. 두 번 태어난 신 – 디오니소스의 기이한 탄생디오니소스의 탄생은 신화 중에서도 유난히 비극적이고 신비로운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2025. 6. 1.
카니발(Carnival) – 고기와 작별하며 시작된 축제의 역사 카니발(Carnival)은 라틴어 ‘carne vale(고기여, 안녕)’에서 유래한 사순절 전 축제다.그러나 그 뿌리는 더 깊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축제와 로마의 바쿠날리아처럼 카니발은 신분과 규칙을 내려놓고 해방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브라질, 베네치아, 트리니다드 등 각국의 카니발은 이런 유산을 각기 다르게 계승하고 있다. 우리는 매년 TV 화면 속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거리를 가득 메우는 축제를 본다.브라질 리우의 삼바, 베네치아의 가면, 트리니다드의 드럼 소리는 ‘카니발’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모이지만그 기원은 단순하지 않다.이 축제는 단지 즐거움의 장이 아니라 종교와 신화, 역사와 저항이 겹겹이 얽힌 문화의 유산이다.“고기여, 안녕!” – 어원에서 시작된 이야기‘카니발(.. 2025. 6. 1.
할로윈(Halloween), 그 기원은 어디에서 왔을까? 할로윈(Halloween)은 단순한 분장 파티가 아니다.기원은 고대 켈트족의 죽음과 재생을 기리는 축제 ‘사윈(Samhain)’에 있으며 기독교의 성인 축일과 결합해오늘날의 형태로 변모했다.19세기 미국에서 상업적 문화로 자리 잡은 후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한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유학문화,영어교육, SNS를 통해 정착 중이다.‘죽음을 웃음과 놀이로 다루는 문화’로서의 할로윈은 현대인의 두려움을 넘는 하나의 방식이자죽음을 문화적으로 성찰하는 오래된 전통이다. 요즘 10월이 되면거리마다 호박 등불(잭 오 랜턴)이 등장하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분장을 하고 즐기는 할로윈 축제가 익숙해졌다.하지만 생각해보면 이상하다.‘죽음의 분위기’와 ‘놀이 문화’가 왜 한 자리에 어우러질까?할로윈은 단순한 파티가 아니.. 2025. 6. 1.
2월의 영어 이름, 왜 February일까? 2월의 영어 이름 February는 어디서 왔을까?이 단어는 고대 로마의 정화 의식 ‘페브루아(Februa)’에서 유래했으며 2월은 한 해를 준비하기 위한 정신적 리셋의 달이었다.단순히 짧은 달이 아닌 비움과 새로움의 의미를 품은 시간.February의 어원과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면 이 달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Februarius의 기원과 정화의 달에 담긴 뜻한 해의 달력을 들여다보다 보면,가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름이 있다.바로 2월, 영어로 ‘February’다.눈에 띄게 철자도 어렵고 발음도 이상하다.그런데 이 ‘February’에는 로마 시대의 정화 의식과 종교적 전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February는 단어는 어디서 왔을까?‘February’는 라틴어 ‘Februarius’에.. 2025. 6. 1.
고진감래(苦盡甘來) – 모든 쓴맛 끝에는 단맛이 있을까?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 말을 되새긴다.“고진감래(苦盡甘來)”.글자 그대로는 간단하다.‘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하지만 이 짧은 한마디가 담고 있는 의미는단순한 위로나 희망을 넘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오랜 시간의 대답처럼 느껴진다.말의 뿌리를 따라가면고진감래(苦盡甘來)는 중국 고대에서 비롯된 한자성어형 속언이다.『명심보감(明心寶鑑)』, 『채근담(菜根譚)』 같은 유교적 처세서에 자주 인용되며 특정 사건보다는 경험에서 우러난 교훈으로자리 잡아 왔다.불교에서는 고통의 인내가 곧 해탈로 이른다는 맥락에서 유교에서는 노력과 인내의 결과로 인격이 완성된다는 뜻에서고진감래는 철학적 가치로 받아들여져 왔다. 『채근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쓴 맛을 삼켜본 자만이 단맛을 알 수 있.. 2025. 6. 1.
야누스 – 과거와 미래를 지켜보는 로마의 신 야누스 신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야누스는 로마 고유의 신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라틴어 ‘ianua’는 문을 뜻하고 ‘Janus’는 그 문을 지키는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야누스는 문과 출입구의 수호자에서 시작해, 시간이 바뀌는 경계와 인생의 중요한 전환을 지키는 존재로 확장되었다.일부 고대 전승에서는 야누스를 로마 건국자 로물루스보다 먼저 로마를 다스린 전설적인 왕으로도 전한다.그는 이탈리아 중부 티베르 지역의 평화를 이끌고 사람들에게 기술과 규범을 가르친 통치자였으며 죽은 뒤 신으로 추앙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야누스는 단순한 신이 아니라 로마 정신과 시간 인식의 출발점이었다.무언가를 시작할 때, 로마인은 야누스를 먼저 불렀다기원전 7세기경 로마의 두 번째 왕 누마 폼필리우스는 야누스를.. 2025. 5. 31.
January의 유래 – 두 얼굴의 신, 시간을 열다 일년 12달의 유래_1 1월, 새로운 해의 시작을 알리는 달이다.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다짐을 한다.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적으며 때로는 지난 해를 돌아보며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이 모든 것이 반복되는 1월이라는 시간. 그런데 이 익숙한 달의 이름이 문을 지키는 로마의 신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이야기는 아주 오래전 고대 로마의 신 야누스에서 시작된다. Janus,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는 신야누스는 얼굴이 두 개인 신이다. 한쪽 얼굴은 지나간 과거를 바라보고, 다른 얼굴은 다가올 미래를 바라본다.그는 로마인들에게 문이나 문지방, 시작과 끝, 시간의 흐름 같은 것들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야누스는 그리스 신화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는 오직 로마에서만 숭배된 고유의 신이다... 2025. 5. 30.
수처작주(隨處作主)– 지금 이 자리에서 삶의 주인이 되는 법 더 나은 자리를 기다리는 마음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지금보다 좋은 환경이 되면”, “원하는 자리에 갈 수만 있다면 시작하겠다”고. 마치 어딘가에 완벽한 자리가 준비되어 있을 것처럼 지금은 아직 아니라며 현재를 유예한다. 하지만 그런 ‘완벽한 순간’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외면한 채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기 쉽다.선불교에서 전해진 단단한 말, 수처작주이럴 때 문득 마주하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선불교의 어록 『임제록』에 실린 “수처작주(隨處作主)”다. 이 말은 임제 스님이 제자들에게 전한 중요한 가르침으로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문장에서 유래했다. 이는 “어디에 있든 그 자리에서 주인이 되면 그 자리가 곧 진리의 자리가 .. 2025. 5. 27.
절차탁마(切磋琢磨) – 갈고 닦는 사람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 갈고, 또 갈다 – 절차탁마의 시간살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내가 정체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아무리 애써도 나아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절차탁마다. ‘절차탁마(切磋琢磨)’란 뼈를 자르고 이를 갈며 옥을 쪼고 문지른다는 말이다.언뜻 보면 고통스럽고 지루한 과정 같지만 이것이야말로 무언가가 진짜 ‘형태’를 갖추는 과정이다.날마다 깎고, 다듬고, 또 다듬는 그 꾸준한 시간 속에서 비로소 빛나는 존재가 탄생한다.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조각가의 손을 떠올린다.단단한 대리석 앞에서 수없이 망치를 들고 정을 겨누며 사소한 조각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사람.그는 처음부터 완성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하루에 몇 번 .. 2025. 5. 27.
제네시스(Genesis)의 어원과 의미 – 단어로 읽는 ‘시작’의 기원 ‘제네시스(Genesis)’는 영어에서 ‘기원’, ‘시작’, ‘탄생’, ‘창조’를 뜻하는 단어다.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으며 오늘날에는 종교, 문학, 과학, 브랜드 네이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단순히 단어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인류가 시작과 창조를 바라보는 방식을 담아낸 상징적인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어원 – 고대 그리스어에서 시작된 단어‘제네시스라는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 "γένεσις (génesis)"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탄생', '생성', '기원'이라는 뜻을 가지며, 라틴어를 거쳐 영어로 전해졌다. "Gen-"이라는 접두사는 '태어나다', '생성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는 생명과 시작을 상징한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 "gene"(유전자)는 .. 2025. 5. 27.
장미의 이름_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을 읽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이 책은 결코 쉽게 읽히는 소설이 아니라는 점이었다.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복잡한 종교사적 배경, 라틴어 인용과 신학 논쟁까지. 익숙하지 않은 요소들이 많았고 처음 몇 장은 꽤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조금씩 인물과 사건, 배경을 따라가다 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단순한 살인 사건의 해결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오히려 그 중심에는 지식, 권력, 믿음, 해석의 문제 같은 더 크고 깊은 질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1327년 북부 이탈리아의 어느 외딴 베네딕트회 수도원에서 시작된다.수도사 윌리엄 바스커빌은 프란치스코회 출신으로 곧 열릴 예정인 신학 논쟁회에 황제 루트비히 4세 측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수도원을 방문한.. 2025. 5. 26.
미궁의 유래 – 미로는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미궁 또는 미로는 오늘날 퍼즐이나 게임, 또는 복잡한 상황을 비유할 때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하지만 이 단어의 뿌리는 단순한 길찾기를 넘어서, 신화와 상징이 어우러진 깊은 역사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영어로는 Labyrinth(라비린스), 프랑스어로는 labyrinthe, 독일어로도 같은 어원을 지닌 Labyrinth라는 표현이 사용되며, 모두 고대 그리스어 ‘λαβύρινθος (labýrinthos)’, 즉 ‘라비린토스’에서 유래했다. 크레타 미궁의 전설 – 미노타우로스 신화의 배경미궁의 유래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바로 미노타우로스 신화다.미노스는 크레타의 왕이 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의 형제들도 왕위를 노리고 있었고 왕좌를 둘러싼 다툼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미노스는 신의 힘을 빌려 .. 2025.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