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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털루 전투와 나폴레옹 – 황제의 마지막 전장 돌아온 황제, 끝나지 않은 전쟁1815년 3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엘바 섬을 탈출해 프랑스로 돌아왔다. 10개월 전 그는 연합군에 의해 패배한 뒤 엘바 섬에 유배되었고, 프랑스에는 왕정이 복원됐다. 하지만 루이 18세의 정권은 민심을 얻지 못했고, 왕정 복고에 대한 반감은 퍼져 있었다.엘바에서 그의 귀환은 전광석화처럼 전개되었다. 상륙 후 만난 병사들은 그를 체포하기는커녕 지지했고, 파리는 열광하며 다시 황제를 맞이했다. 이른바 백일천하가 시작된 것이다.하지만 유럽 열강은 더 이상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영국,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는 곧 제7차 대프랑스 동맹을 조직하고, 프랑스와의 전면전을 준비했다. 전장은 벨기에 남부의 워털루. 여기서 유럽의 미래가 판가름 나게 된다. 나폴레옹의 .. 2025. 5. 13.
프랑스 혁명과 로베스피에르의 딜레마 도덕이 칼을 들 때, 혁명은 어디로 가는가?프랑스 혁명은 자유와 평등을 외쳤지만, 공포와 의심 속에서 수많은 이들이 스러져갔다. 그 중심에 있던 로베스피에르. 그는 도덕을 믿었고, 그 믿음은 피를 불렀다. 오늘 우리는 그의 이야기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1789년, 무너진 바스티유 감옥프랑스 혁명은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이 민중에 의해 함락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그 감옥은 실제로는 몇 명의 죄수만 수감된 곳이었지만, 왕권과 전제정치의 상징이었다.이날은 지금도 프랑스의 국경일(La Fête nationale)로 기념된다.하지만 혁명의 불씨는 그보다 오래전부터 피어오르고 있었다.구제도(Ancien Régime) : 귀족과 성직자가 세금에서 면제되고, 평민에게만 부담이 전가된.. 2025. 5. 13.
군계일학(群鷄一鶴) – 평범함 속에서 단연 빛나는 한 사람 우리 주변엔 그런 사람이 있다.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조용히 다른 시선을 유지하는 사람.소란스러운 무리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그 존재는 때로 말없이도 드러난다.그런 사람을 우리는 옛사람의 말로 이렇게 불렀다.군계일학(群鷄一鶴).수많은 닭들 사이에 단 한 마리의 학이 서 있는 듯한 풍경. 고사 속 이야기이 말은 진나라 회왕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회왕은 초나라에 사신을 보냈고, 그 사신은 그곳의 인물 중 하나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마치 군계일학(群鷄一鶴)과 같습니다.”“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그가 말한 이는 단지 외모나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다.지혜와 품격, 그리고 말 한마디에 담긴 무게까지 남달랐다고 전해진다.한 .. 2025. 5. 12.
젓가락은 철학이다 – 동양 식문화에 깃든 사유 하나의 도구를 오래 바라보면, 그 속에 담긴 세계관이 서서히 드러난다.젓가락은 단순한 식사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동아시아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본 방식,그리고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오롯이 담고 있는 사유의 도구다.젓가락의 기원 – 불을 다루는 손끝에서 시작되다젓가락은 처음부터 식사용으로 만들어진 도구가 아니었다.기원전 중국의 주나라 시기, 뜨거운 솥 안에서 음식을 꺼내기 위해나무가지나 대나무를 잘라 만든 막대 두 개가 그 시작이었다.『한비자』에 따르면, 젓가락은 조리용 ‘연장된 손’으로 쓰였고,점차 일상 식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도구의 기능이 바뀌었다는 것은 삶의 방식이 변했다는 뜻이다. 절제의 도구 – 공자와 유가의 식사 철학공자는 『예기』에서 음식은 조용하고 절도 있게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젓가.. 2025. 5. 12.
포크의 기원 – 농기구에서 귀족의 식사도구가 되기까지 우리는 오늘도 포크를 집어 식사를 한다.스테이크를 썰고, 파스타를 감고, 때로는 케이크 한 조각을 살며시 들어올릴 때도.하지만 너무도 익숙한 이 도구가 사실은 한때 ‘신을 모욕하는 물건’으로 여겨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포크의 시작은 농기구‘포크(fork)’라는 단어는 라틴어 furca(포르카)에서 왔다.원래 뜻은 ‘갈래진 나무 막대기’, 즉 농사일에 쓰이던 쇠스랑이다.고대 로마에서는 이 ‘furca’를 이용해 건초를 퍼올리거나 불에 음식을 걸어 익히는 데 사용했다.하지만 이 시기의 포크는 식사도구가 아니었다. 단지 불과 가까운 곳에서 조리를 보조하는 도구였을 뿐이다. 최초의 식사용 포크는 ‘비잔틴 제국’에서 등장시간이 흐른 뒤, 11세기경 비잔틴 제국의 궁정에서 금이나 은으로 만든 작고 정교.. 2025. 5. 12.
나르시시즘(Narcissism)의 유래 – 거울 속 자신에게 빠진 그 이름 우리가 일상에서 ‘나르시시즘’이라고 말할 때대개는 지나친 자기애나 자기 중심성을 떠올린다.하지만 이 단어는 단순한 심리 상태 이상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그 시작은 아주 오래전 그리스 신화 속, 물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빠져 죽은 한 소년,나르키소스(Narcissus)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르키소스 – 너무 아름다웠던 그 소년나르키소스는 인간이었지만 그 아름다움은 신들을 능가할 정도였다고 한다.신이든 님프든, 누구든 그를 한 번 보면 사랑에 빠졌다.하지만 그는 그 어떤 사랑도 받아들이지 않았다.특히 에코(Echo)라는 님프가 그에게 마음을 고백했지만,그는 그녀의 감정을 무참히 외면해버렸다.에코의 절망과 고통은 결국 신들의 분노를 샀다.복수의 여신 네메시스(Nemesis)는나르키소스에게 “자기 자신과 사랑.. 2025.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