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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 – 함께 마시는 철학의 시간 ‘심포지엄’은 단순한 학술 모임이 아니다. 이 단어는 원래 고대 그리스에서 술을 마시며 철학과 예술, 사랑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던 밤의 시간을 의미했다. 플라톤의 『심포지온』에 등장하는 여섯 인물이 각자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하며 펼치는 에로스에 대한 대화처럼, 이 단어는 지성과 감정, 인간다움이 한자리에 모이는 고전의 향기를 품고 있다.우리는 ‘심포지엄’이라고 하면 보통 커다란 행사장, 공식적인 학술 모임, 단상 위에서 발표하는 전문가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 단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심포지엄(symposium)의 본래 의미는 ‘같이 마시는 자리’였다. 그것도 단순한 술자리가 아니라, 사랑과 인생, 예술과 철학이 오가는 따뜻한 대화의 공간이었다.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저녁.. 2025. 6. 25.
트로이 전쟁 시리즈 목차 – 일리아스를 중심으로 다시 읽는 신화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 전체가 아닌, 전쟁 말기 약 10일간의 사건만을 다룬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 속에는 전쟁의 본질, 인간의 감정, 신의 개입, 영웅들의 명예와 운명이 집약되어 있다. 본 시리즈는 『일리아스』를 중심으로 트로이 전쟁 전체의 맥락을 연결해 하나의 큰 서사로 구성한 블로그 연재물이다.각 편은 원전 서사, 심리 분석, 문학/예술 수용, 신화적 상징까지 함께 담아 읽는 재미와 깊이를 모두 추구한다. 📌 트로이 전쟁 시리즈 정주행 가이드『일리아스』부터 시작된 신화적 전쟁, 그 영웅들의 서사1. 파리스의 심판 – 황금 사과와 세 여신가장 아름다운 여신은 누구인가? 한 황금 사과가 전쟁의 서막이 되다.2. 트로이 전쟁의 상징이자 미의 화신 – 헬레네그녀는 죄인인가, 희생양인가. 헬레네를 .. 2025. 6. 22.
아킬레우스의 복귀와 헥토르의 최후 트로이 전쟁 시리즈 8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은 아킬레우스를 다시 전장으로 불러낸다.불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직접 만든 새 갑옷을 두르고, 아킬레우스는 트로이의 수호자 헥토르와 운명의 일전을 벌인다.『일리아스』의 클라이맥스를 따라가며, 인간과 신, 영광과 죽음의 경계를 넘는 전사의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한다. 복수를 향한 아킬레우스의 결단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은 단순히 전사 한명의 최후가 아니었다. 그는 아킬레우스에게 있어 무기보다, 명예보다, 어떤 여인의 사랑보다 더 소중한 친구이자 형제였다. 전장에서 함께 싸운 동료, 침묵 속에서도 마음을 나눈 유일한 존재. 그런 그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갔다가 죽었다는 사실은, 아킬레우스를 분노 속으로 몰아넣었다.죽음의 소식을 들은 아킬레우스는 땅에 무릎을 꿇.. 2025. 6. 22.
사랑과 영혼의 여정 – 푸쉬케와 에로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인간적인 사랑 이야기, 푸쉬케와 에로스.이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사랑이 영혼을 구원하고 영혼이 사랑을 완성하는 여정이다.질투, 오해, 시련, 그리고 신성한 결합까지…푸쉬케와 에로스의 사랑은 지금도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정체를 알지 못한 채, 사랑에 빠지다푸쉬케는 인간이면서도 신들보다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은 여인이다.사람들은 그녀의 아름다움 앞에 무릎 꿇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대신 푸쉬케에게 제물을 바쳤다. 질투심에 불탄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Eros)를 를 불러 이렇게 명령했다.“저 여인이 가장 추악하고 불행한 존재와 사랑에 빠지도록 해라.” 에로스는 어머니의 명을 따라 푸쉬케에게 향했지만,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자신이 .. 2025. 6. 22.
‘사이코’의 유래 – 영혼에서 욕설이 되기까지 ‘사이코야?’라는 말,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사이코’는 단순한 욕이 아니다.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 '프쉬케(ψυχή)'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래 ‘영혼’과 ‘마음’을 뜻했다. 사랑과 성장의 상징이던 프쉬케는 에로스와의 신화 속 이야기에서 여신이 되었고, 그 이름은 오늘날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핵심 어근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20세기 정신의학과 대중문화는 이 단어를 ‘광기’의 상징으로 바꿔놓았다. 언어의 뿌리를 되짚으며, 우리가 잊고 있던 단어의 진짜 의미를 돌아본다.어원은 ‘프쉬케’ – 고대 그리스의 영혼‘Psycho’는 그리스어 ψυχή(psȳkhḗ), 즉 프쉬케에서 유래했다.이 단어는 ‘숨’, ‘생명’, 그리고 인간의 영혼’을 의미했다.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을 육체와 프쉬케로 구성된 존재라 여겼고.. 2025. 6. 21.
운명의 칼날 – 아킬레우스의 침묵과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트로이 전쟁 시리즈 7 트로이 전쟁의 전환점, 아킬레우스가 움직이지 않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브리세이스를 둘러싼 갈등 이후 침묵에 빠진 아킬레우스. 그의 자리를 대신해 전장에 나선 친구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싸우지만, 결국 헥토르의 손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이 편에서는 《일리아스》의 중심부인 파트로클로스의 출전과 전사, 그리고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깨어나는 결정적 순간을 다룬다. 아폴론의 개입, 헥토르의 돌진, 제우스와 테티스의 설득, 신의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의 갑옷 제작까지. 전쟁은 이제 인간과 신, 감정과 복수, 명예와 죽음이 얽힌 운명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이 전쟁의 중심에는 단 한 사람의 외침이 있었다. ‘나는 싸우지 않겠다.’ 그러나 그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 2025. 6. 20.
신들의 전쟁개입_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갈등 트로이 전쟁 시리즈 6 이 편에서는 인간들의 전쟁이 신들의 전쟁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다룬다.역병을 부른 아폴론의 분노, 브리세이스를 둘러싼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갈등, 테티스의 간청으로 시작된 제우스의 개입은 트로이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꾼다.이제 전장은 단순한 인간의 싸움이 아니라, 신들과 영웅들이 뒤엉킨 운명의 격전지다.전투보다 더 깊은 ‘명예’와 ‘자존’의 충돌이 전쟁의 불씨를 더욱 거세게 태운다. 전쟁은 인간의 결의로 시작되었지만, 그 결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신들의 세계가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 트로이 전쟁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단 한 사람의 분노가 있었다. 아킬레우스.왕의 오만, 신의 분노트로이 해안에서의 상륙 이후, 연합군은 빠르게 주변 도시를 공략해 나.. 2025. 6. 19.
청출어람 (靑出於藍)_쪽빛보다 더 푸른 제자 ‘청출어람(靑出於藍)’은 쪽에서 나온 푸른색이 오히려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이다. 스승에게 배운 제자가 더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음을 상징하며, 순자의 『권학편』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다. 이 고사는 단순한 염색의 원리를 넘어, 배움과 성장의 가치를 담고 있다. 오늘날에는 후배의 성장이나 제자의 성공을 칭찬하거나, 노력 끝에 스승을 능가한 성과를 인정할 때 자주 쓰인다.청출어람은 배움의 힘, 성장의 가능성, 그리고 겸손한 존중을 일깨우는 고사성어이다. 한자: 靑(청, 푸를 청) 出(출, 나오다 출) 於(어, ~에서) 藍(람, 쪽 람)음독: 청출어람뜻: ‘푸른색은 쪽풀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날 때 주로 쓰는 고사성어이다.청출어람의 유래와 배경 이야기청출어람은 본래.. 2025. 6. 19.
천 척의 함대, 트로이 앞에 닿다 – 트로이전쟁의 시작 트로이 전쟁 시리즈 5 이 글은 트로이 전쟁의 본격적인 시작을 다룬다.이피게네이아의 희생 이후 출항한 천 척의 함대, 트로이 해안에 발을 디딘 첫 번째 전사 프로테실라오스의 죽음, 그리고 그의 아내 라우다미아와의 가슴 아픈 재회가 펼쳐진다.초기 전투와 아킬레우스의 첫 활약, 트로이 방어전까지, 전쟁의 불이 어떻게 붙었는지를 깊이 있게 풀어낸 서사다.트로이 신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한 편에서 영웅들의 시작과 그 뒤에 숨은 인간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바람이 불자, 전설이 출항했다이피게네이아의 희생이 끝나자 마침내 아울리스의 바다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수백 척의 배로 이뤄진 거대한 함대가 일제히 돛을 올렸다. 이 장면은 훗날 “천 척의 함대”라는 이름으로 전해지며, 그리스 전설의 일부가 .. 2025. 6. 18.
Achilles’ heel (아킬레스의 발꿈치) : 영웅의 약점에서 배우는 교훈 ‘Achilles’ heel(아킬레스 힐)’은 그리스 신화 속 영웅 아킬레우스의 유일한 약점인 발꿈치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전신이 불사였던 그가 결국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고 죽은 이야기에서 이 표현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상징하게 되었다. 오늘날 이 단어는 일상부터 심리학, 정치,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취약한 지점’을 말할 때 사용된다. 신화는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삶의 균열을 돌아보게 하는 오늘의 언어로 살아 있다. 단어 : Achilles’ heel‘Achilles’ heel’(어킬리즈 힐, /əˈkɪl.iːz hiːl/)은 문자 그대로 그리스 영웅 아킬레스의 발꿈치를 가리킨다. 그러나 관용어로는 ‘치명적 약점’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실제로 인체.. 2025. 6. 17.
새옹지마 (塞翁之馬) 사자성어 원문 및 음독한자: 塞(새, 변방) 翁(옹, 늙은이) 之(지, ~의) 馬(마, 말)음독: 새옹지마뜻: '변방의 늙은이의 말'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길흉화복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표현한 고사성어이다. 새옹지마의 유래와 배경 이야기옛날 중국 전한 시대, 변방에 한 노인(새옹)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마을에서 점을 잘 치는 현자로 알려져 있었다. 어느 날 이 노인의 애지중지하던 말 한 필이 갑자기 오랑캐(북방 이민족)의 땅으로 달아나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의 불운을 안타까워하며 찾아와 위로했지만 새옹은 담담히 말했다. "이 일이 오히려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몇 달 뒤, 달아났던 말이 건강한 준마 한 마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뜻밖의 횡재에 마을 사람들은 크게 기뻐하며 노인을 축하해 .. 2025. 6. 16.
페르세우스 – 메두사를 쓰러뜨리고 운명에 맞선 영웅 영웅시리즈 1 신의 피를 이어받은 영웅, 페르세우스.죽음의 예언을 안고 태어난 그는 신들의 도구를 받아 메두사의 머리를 베고 바다에 묶인 안드로메다를 구해낸다. 그러나 이 영웅담은 단순한 괴물 사냥이 아니라 운명과 정의, 복수와 절제 사이에서 고뇌하며 선택을 거듭한 한 인간의 이야기다. 고대 신화 속에서 시작된 그의 발자취는 오늘날에도 예술과 별자리, 그리고 대중문화 속에 살아 숨 쉰다. 페르세우스는 고르곤 메두사의 목을 베고, 에티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를 구해낸 영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괴물 사냥꾼이 아니다. 신의 피를 이어받았고, 신들의 도구를 받아 인간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은 인물이다. 그의 여정은 예언과 죽음, 복수와 정의, 그리고 궁극적인 구원이라는 서사 구조 속에 놓여 있다.. 2025. 6. 15.
메두사 – 아름다움이 저주가 된 이야기 메두사는 그리스 신화에서 괴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는 신들조차 질투할 만큼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이 글은 메두사가 어떻게 저주를 받아 고립된 존재가 되었는지 영웅 페르세우스에게 목숨을 잃기까지의 과정을 고대 신화와 함께 살펴본다. 또한 현대에 와서 메두사가 억압받은 여성의 상징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흐름을 문학, 예술, 패션 등을 통해 소개한다. 고전과 현대가 교차하는 메두사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권력, 희생, 그리고 여성의 목소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메두사는 고르곤 세 자매 중 하나로 등장한다. 그녀는 바다의 신 포르키스와 여신 케토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자매인 스테노와 에우리알레는 태어날 때부터 흉측한 모습을 한 불사의 존재였던 반면, 메두사만은 인간 여성으로 태어.. 2025. 6. 15.
트로이 전쟁의 서막 – 메넬라오스와 아가멤논의 원정 준비 트로이 전쟁 시리즈 4 헬레네의 도피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그 사건은 왕의 명예를 훼손하고 고대 그리스 전체의 결속을 불러온 중대한 정치적 도발이었다.메넬라오스와 아가멤논은 '틴다레오스의 맹세'를 발동시켜 영웅들을 소집했고 아울리스에서의 첫 희생은 전쟁이 단순한 영광이 아니라 비극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이 글은 『사이프리아』와 고대 비극에서 전해지는 트로이 전쟁의 발단을 교양 독자에게 쉽게 설명한다. 왕비의 탈출, 전쟁의 불씨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가 젊은 트로이 왕자 파리스와 함께 스파르타를 탈출한 사건은 트로이 전쟁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아가멤논의 동생이며 그리스 여러 도시국가 중에서도 유서 깊은 권력을 가진 군주였다.헬레네의 도주는 그에게 개인적인 치욕.. 2025. 6. 14.
🥔 감자 – 악마의 열매에서 세계인의 구황작물로 감자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에서 시작되어 스페인의 탐험을 통해 유럽에 전해졌다. 한때는 악마의 열매라 불리며 천대받았으나 전쟁과 기근 속에서 유럽을 구한 생존 식량이 되었고 지금은 세계인의 식탁을 책임지는 대표 구황작물로 자리잡았다. 잉카 농민부터 근위병까지 감자에 얽힌 문화와 역사를 되짚어본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먹고 있는 감자는 사실 인류의 긴 역사 속에서 수많은 편견과 오해 그리고 생존의 고비를 지나 오늘날의 자리에 도달했다. 볶고 삶고 굽고 튀기며 조리할 수 있는 이 작물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역사적 전환점마다 등장해 사람들을 먹여 살린 구원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감자는 처음부터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감자의 고향은 어디일까감자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 고원지대다. .. 2025.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