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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서사시 탐독/일리아스

신들의 전쟁개입_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갈등

by 리안과의 만남 2025. 6. 19.

트로이 전쟁 시리즈 6

 

이 편에서는 인간들의 전쟁이 신들의 전쟁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다룬다.
역병을 부른 아폴론의 분노, 브리세이스를 둘러싼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의 갈등, 테티스의 간청으로 시작된 제우스의 개입은 트로이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바꾼다.
이제 전장은 단순한 인간의 싸움이 아니라, 신들과 영웅들이 뒤엉킨 운명의 격전지다.
전투보다 더 깊은 ‘명예’와 ‘자존’의 충돌이 전쟁의 불씨를 더욱 거세게 태운다.

 

전쟁은 인간의 결의로 시작되었지만, 그 결의는 오래가지 못했다. 신들의 세계가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 트로이 전쟁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단 한 사람의 분노가 있었다. 아킬레우스.


왕의 오만, 신의 분노

트로이 해안에서의 상륙 이후, 연합군은 빠르게 주변 도시를 공략해 나갔다. 특히 아킬레우스는 텐도스와 리르네소스를 차례로 함락시키며 그 이름을 각인시켰다. 전리품도 얻었다. 그 중에는 브리세이스라는 여인이 있었다. 한편, 연합군의 수장 아가멤논도 크리세이스라는 여인을 포로로 삼았다. 그녀는 아폴론의 제사장, 크리세스의 딸이었다.

크리세스는 딸을 돌려보내달라고 정중히 간청했지만, 아가멤논은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전리품은 왕의 권한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오만함은 곧 신의 분노를 부른다.

아폴론은 치욕을 당한 제사장의 편에 섰다. 신의 손은 멀리 있지 않았다. 그는 전염병의 화살을 하늘에서 쏘아 보냈고, 그리스 진영에는 죽음이 번져갔다. 병사들은 쓰러졌고, 장군들은 당황했다.

 

아폴론이 활을 쏘아 그리스 진영에 역병의 화살을 퍼붓는 장면


연합군 내부의 분열

역병의 원인을 묻기 위해 제사장 칼카스가 소환된다. 그는 입을 열기 전에 조건을 걸었다.

“진실을 말해도 나를 보호해줄 자가 필요하다. 그 진실은 왕을 화나게 할 것이다.”

 

아킬레우스가 나서서 보호를 약속하자, 칼카스는 아가멤논이 크리세이스를 돌려보내지 않아 아폴론이 진노했다고 말한다. 병사들의 분노가 고조되었고, 아가멤논은 마지못해 크리세이스를 풀어주기로 한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다른 요구를 내건다.

“그래? 그럼 나는 대신 브리세이스를 가져가겠다.”

 

이 말은 곧 전장 최고 전사인 아킬레우스를 모욕하는 것이었다. 아킬레우스는 격분했다. 그는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에게 넘겨주며, 동시에 전장에서 자신을 철수시키겠다고 선언한다.

“내가 목숨 걸고 싸우는 이유가 무엇인가? 내 명예가 짓밟힌 전쟁에 더는 참여하지 않겠다.”

 

이 선언은 단지 한 전사의 이탈이 아니었다. 그리스 진영 전체의 동요를 일으키는 충격이었다.

 

고대 전사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이 브리세이스를 사이에 두고 대립하는 장면


테티스의 기도, 제우스의 균형

분노한 아킬레우스는 어머니, 바다의 여신 테티스를 부른다. 그녀는 아들의 슬픔과 상처를 외면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림포스로 올라가 제우스에게 무릎 꿇는다.

“그를 모욕한 자들이 대가를 치르게 하소서. 트로이가 승리하게 하소서. 아들이 다시 칼을 들기 전까지, 그리스 진영은 패배를 맛보아야 합니다.”

 

제우스는 망설였다. 그의 아내 헤라와 딸 아테나는 그리스의 편이었다. 하지만 테티스의 간청은 단호했다. 결국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순간부터, 트로이를 돕는 쪽으로 전쟁의 균형이 기울기 시작했다.

 

제우스의 개입은 곧 전쟁의 흐름을 바꿨다. 트로이 진영은 더 힘을 얻게 되었고, 헥토르와 아이네이아스를 비롯한 트로이 전사들이 공격을 주도했다. 반면 아킬레우스 없는 그리스 진영은 중심을 잃고 흔들렸다.

이 상황은 올림포스 내부의 갈등으로 번진다. 헤라와 아테나는 격분한다. 자신들이 지원하는 진영이 몰락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전쟁은 이제 지상뿐 아니라 신들의 세계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가 올림포스에서 제우스 앞에 무릎 꿇고 아들의 명예를 위해 간청하는 장면


싸움은 멈추지 않는다

이 시기, 『일리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킬레우스는 천막에서 침묵을 지키고, 브리세이스는 사라졌고, 병사들은 점점 지쳐간다. 아폴론은 계속해서 트로이 진영을 돕고 있었고, 그리스 연합군은 내부 균열로 무너질 위기에 놓인다.

그러나 이는 더 거대한 비극의 예고편일 뿐이다. 파트로클로스는 친구의 운명을 바꾸려 전장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헥토르의 칼날은 점점 깊이 파고든다. 그리고 아킬레우스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 TIP: 전리품과 명예 – 고대 전사의 자존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갈등은 단순한 여자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고대 그리스의 명예 문화가 깔려 있다. 전리품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전사가 죽음을 무릅쓰고 싸운 증표였다. 그것을 빼앗는 것은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과 같았다. 따라서 이 갈등은 개인적 감정이 아닌, 전사로서의 자존심과 체제의 붕괴를 상징한다.

 

이제 트로이 전쟁은 더 이상 인간만의 전장이 아니다. 분노한 신들과 상처 입은 영웅들이 동시에 움직이는 운명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전환점에는 단 한 사람의 외침이 있었다.

“나는 싸우지 않겠다.”

 

다음 편에서는 헥토르의 반격 파트로클로스의 운명, 아킬레우스의 복귀라는 또 다른 폭풍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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