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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양 한 스푼/옛말 속 지혜 한 줌_고사성어

수처작주(隨處作主)– 지금 이 자리에서 삶의 주인이 되는 법

by 리안과의 만남 2025. 5. 27.

 

더 나은 자리를 기다리는 마음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지금보다 좋은 환경이 되면”, “원하는 자리에 갈 수만 있다면 시작하겠다”고. 마치 어딘가에 완벽한 자리가 준비되어 있을 것처럼 지금은 아직 아니라며 현재를 유예한다. 하지만 그런 ‘완벽한 순간’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외면한 채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기 쉽다.


선불교에서 전해진 단단한 말, 수처작주

이럴 때 문득 마주하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선불교의 어록 『임제록』에 실린 “수처작주(隨處作主)”다. 이 말은 임제 스님이 제자들에게 전한 중요한 가르침으로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문장에서 유래했다. 이는 “어디에 있든 그 자리에서 주인이 되면 그 자리가 곧 진리의 자리가 된다”는 뜻이다.

‘수처작주’라는 네 글자에는 각기 분명한 의미가 담겨 있다.

 

  • 隨(수)는 ‘따를 수’로 주어진 상황을 거스르지 않고 흘러간다는 뜻이다.
  • 處(처)는 ‘곳 처’, 즉 지금 내가 놓인 자리를 가리킨다.
  • 作(작)은 ‘지을 작’ 또는 ‘행할 작’으로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안에서 주체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가라는 의미다.
  • 主(주)는 ‘주인 주’로 그 자리에 책임을 지고 중심을 잡는 사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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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 말은, 외부 조건이 완벽해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를 스스로 주도하며 살아가라는 단단한 태도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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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자리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있는 자리에서 주인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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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처작주는 장소가 아니라 태도다

수처작주는 결국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다. 원하는 곳이 아니더라도 예기치 못한 자리에 놓였더라도 그 자리에서 의미를 만들고 책임을 다하려는 사람이 바로 주인이다. 회사에서 맡고 싶지 않았던 일, 삶에서 감당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이 닥쳐와도 그 안에서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진짜로 삶을 주도하는 사람이다.

이 말은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가벼운 조언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라’는 깊은 결심이 담긴 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삶을 시작하는 태도

삶은 이상적인 조건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은 자리에서 결심하고 책임지는 사람만이 자기 삶을 진짜로 살아갈 수 있다. 수처작주는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에게 말을 건다. 지금 이 자리를 내 삶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남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수처작주(隨處作主)’ – 어디에 있든 그 자리가 곧 시작이다. 사막 한가운데,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곳에서도 작은 책상 하나를 펴고 앉는 순간 그곳은 나만의 삶이 시작되는 자리다.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있는 자리에서 주인이 된다.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그 자리에서 삶을 만들어가는 태도. 그것이 바로 수처작주다. 누군가는 바깥의 조건을 기다리지만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스스로의 삶을 시작한다. 삶은 기다림이 아니라 결단이다. 그리고 그 결단은 언제나 지금 이 자리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