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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양 한 스푼/세계문화의 유래

카니발(Carnival) – 고기와 작별하며 시작된 축제의 역사

by 리안과의 만남 2025. 6. 1.

카니발(Carnival)은 라틴어 ‘carne vale(고기여, 안녕)’에서 유래한 사순절 전 축제다.
그러나 그 뿌리는 더 깊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축제와 로마의 바쿠날리아처럼 카니발은 신분과 규칙을 내려놓고

해방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브라질, 베네치아, 트리니다드 등 각국의 카니발은 이런 유산을 각기 다르게 계승하고 있다.

 

가면과 환희, 그리고 해방. 이 그림은 ‘카니발’이라는 축제가 단지 기독교적 풍습이 아니라 고대의 신화와 본능에서부터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매년 TV 화면 속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거리를 가득 메우는 축제를 본다.

브라질 리우의 삼바, 베네치아의 가면, 트리니다드의 드럼 소리는 ‘카니발’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모이지만

그 기원은 단순하지 않다.
이 축제는 단지 즐거움의 장이 아니라 종교와 신화, 역사와 저항이 겹겹이 얽힌 문화의 유산이다.


“고기여, 안녕!” – 어원에서 시작된 이야기

‘카니발(Carnival)’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carne vale’, 즉 ‘고기여, 안녕’에서 유래했다.
이는 가톨릭의 사순절(Lent) 즉 40일 금욕과 단식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고기를 먹고 마음껏 즐기는 시기를 의미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이 시기에 음식과 육체적 쾌락, 음악과 춤, 가면과 퍼포먼스가 한데 뒤섞인 대규모 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그 기원은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면과 횃불 아래,고대의 밤은 축제가 된다. 신과 인간, 규칙과 해방이 한 자리에 섞이던 순간. 카니발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신화로부터의 유산 – 디오니소스와 바쿠스의 축제

기독교 이전에도 사람들은 삶과 죽음, 쾌락과 절제 사이의 경계를 축제로 해소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축제와 로마의 바쿠날리아(Bacchanalia)이다.

  • 디오니소스 축제에서는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포도주를 마시며
    신분과 성별, 규율에서 벗어난 세계를 경험했다.
  • 로마에서는 이를 계승한 바쿠날리아가 성행했다.
    익명성, 집단적 광희, 탈억제적 퍼포먼스로 일상 질서를 잠시 뒤엎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 축제의 본질은 지금의 카니발과 매우 닮았다.
가면, 무질서, 환희, 사회적 해방.
신화적 기원은 사라졌지만, 정신은 이어졌다.


중세의 재탄생 – 종교 속의 해방 공간

기독교는 이 해방의 에너지를 억압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사순절 이전’이라는 종교적 시간 안에 배치함으로써 카니발을 공인된 해방의 날로 제도화했다.
그 결과  카니발은 기독교적 의례와 고대 축제의 정신이 결합된 이중 구조를 갖게 되었다.


세계로 퍼진 변형된 카니발들

현대에 이르러 카니발은 다양한 나라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꽃을 피운다.
그러나 그 뿌리는 같다 – 억압된 것을 해방하고, 일상의 위계를 잠시 뒤엎는 공동의 경험.

 

🇧🇷 브라질 리우 카니발
삼바 퍼레이드, 대형 플로트, 화려한 의상,
흑인 문화와 아프리카 전통, 가톨릭이 결합된 다층적 축제

 

🇮🇹 베네치아 카니발
가면 문화, 귀족의 연회, 익명성과 자유
신분을 벗어나는 상징적 탈주

 

🇹🇹 트리니다드 토바고 카니발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의 저항 정신,
노예제와 식민주의에 맞선 자유의 외침이 춤과 음악으로 승화됨


문화란 무엇인가를 묻는 날

카니발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억눌린 것을 말하고, 잠시 세상을 뒤집으며, 삶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장이다.
그리고 그 물음은 고대 그리스의 신화에서 중세의 광장에서, 오늘날의 거리 퍼레이드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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