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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다시 읽기/신들의 이야기

아테나_지혜와 전쟁 사이, 침착한 전사의 초상_올림포스12신

by 리안과의 만남 2025. 4. 10.

고대 그리스의 도시 아테네. 도시의 이름이 왜 아테나에서 비롯되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이미 이 여신이 얼마나 깊은 상징을 지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테나는 단지 전쟁을 상징하는 신이 아니었다. 그녀에게 전쟁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 질서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서 아테나에게 제사지내는 아테네 시민들



아테나는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신들의 세계에 긴장을 불러일으킨 존재였다.

그녀는 단순히 특별한 탄생을 가진 신이 아니라, 올림포스의 미래 권력 구도를 뒤흔들 예언 속 인물이었다.

제우스는 지혜의 여신 메티스와 혼인했고, 그녀는 그의 첫 번째 아내였다. 그러나 그들의 결합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메티스가 낳을 자식은 아버지를 능가할 것이라는 예언이 고대 신들, 가이아와 우라노스를 통해 전해졌다.

왕권을 위협받는다는 불안에 사로잡힌 제우스는 이미 아테나를 잉태한 메티스를 삼켰다. 문제는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메티스는 제우스의 몸 속에서 여전히 생명을 품고 있었고 결국 두통에 시달리던 제우스가 자신의 머리를 쪼개게 하자

그녀는 전신 무장을 한 채로 번개처럼 솟구쳐 나왔다.

 

제우스의 머리속에서 완전무장을 한채 튀어나온 아테나



그녀는 전사였다. 그러나 아레스처럼 피를 흘리며 싸우는 신이 아니었다. 아테나는 전략과 이성, 질서를 중시했다. 

전쟁은 그녀에게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 무모한 충돌이 아니라 필요한 균형을 세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런 면에서 그녀는 파괴의 신이 아니라, 통치의 여신에 가까웠다.

전쟁만이 그녀의 영역은 아니었다. 그녀는 문명과 기술, 예술의 수호자이기도 했다. 

인간에게 배 만드는 기술, 직조, 방직, 건축, 농업을 전한 존재. 실용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중시한 아테나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신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아테네 사람들은 포세이돈과의 경쟁에서 그녀를 선택했다. 

바위를 찔러 바닷물을 솟게 한 포세이돈 대신, 조용히 올리브 나무를 선물한 아테나의 손을 들어주었다. 

사람들은 알았다. 삶은 바다보다 나무에 기대야 한다는 것을.

 

아테네 시민들에게 올리브나무를 선물하는 아테나



아테나는 결혼하지 않았다. 사랑도 연애도 하지 않았다. 

감정보다 이성을, 관계보다는 책무를 택한 독신 여신. 하지만 감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라크네라는 인간 여성의 도전에 분노한 그녀는, 신보다 낫다는 교만에 가득 찬 아라크네를 거미로 만들었다. 

때로는 그런 장면에서 신들의 감정도 인간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이성적인 여신도 상처받고, 자존심도 존재한다.

 

교만에 찬 아라크네를 거미를 만드는 장면


아테나는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 보려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여신이었다. 그녀는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중심을 지키려 애썼고, 혼란 속에서도 질서를 고민했고, 무력보다는 균형을 택했다.

오늘 하루가 조금 혼란스럽다면,
그 혼란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아테나를 떠올려도 좋다.
그녀는 조용히 마음속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