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도라의 유래_신들이 인간에게 남긴 선물과 재앙 판도라의 유래_신들이 인간에게 남긴 선물과 재앙
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교양 한 스푼/신화에서 유래된 단어

판도라의 유래_신들이 인간에게 남긴 선물과 재앙

by 리안과의 만남 2025. 4. 22.

‘판도라(Pandora)’라는 이름은 ‘모든 선물을 받은 자’를 뜻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판도라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인간에게 벌을 내리려는 신들의 계획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탄생은 인간의 운명을 영원히 바꿔놓은 시작이었다.
그렇게 판도라는 신들의 손에 의해 특별히 빚어진, 인류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신들이 만들어 낸 인간 최초의 여성 판도라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그리고 제우스의 복수

모든 사건은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신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선물하였고, 분노한 제우스(Zeus)는 인간 세상에

새로운 형태의 벌을 내리기로 결심하였다.
그 벌은 단순한 재앙이 아니라, 스스로를 매혹시킬 만큼 아름다운 존재 — 판도라였다.

(출처: 헤시오도스 『작업과 나날』)


신들의 선물로 완성된 판도라

제우스는 명령을 내렸다.
모든 신들은 하나씩 최고의 재능을 판도라에게 선물하였다.

  • 헤파이스토스(Hephaestus)는 흙과 물로 인간과 같은 몸을 빚고, 목소리를 부여하였다.
  • 아테나(Athena)는 수공예와 기술을 가르쳤다.
  • 아프로디테(Aphrodite)는 넘치는 아름다움을 선물하였다.
  • 헤르메스(Hermes)는 교활함과 속임수의 언어를 가르쳤다.

이렇게 판도라는 모든 신들의 선물을 모은 존재로 탄생하였다.
그러나 그녀 안에는 선물뿐 아니라, 속임수와 거짓, 멈출 수 없는 호기심 또한 함께 심어져 있었다.

(출처: 헤시오도스 『작업과 나날』, 『신통기』)


판도라와 에피메테우스의 만남

완성된 판도라는 인간 세계로 보내졌다.
제우스는 그녀를 에피메테우스(Epimetheus)에게 데려가게 하였다.

에피메테우스는 '뒤늦은 생각'을 뜻하는 이름처럼, 형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의 선물을 받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도라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경고를 잊고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이 결합은 결국 인간 세상에 재앙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

(출처: 헤시오도스 『작업과 나날』)

 

판도라와 에피메테우스


열지 말았어야 할 항아리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하나의 물건을 주었다.
그것은 '피토스(pithos)', 즉 큰 항아리였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상자'로 오역되었지만, 원래는 항아리였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절대 열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신들이 심어놓은 호기심은 점점 자라났고, 결국 판도라는 항아리를 열고 말았다.

그 순간, 항아리 안에 갇혀 있던 온갖 불행인 질병, 고통, 슬픔, 죽음, 노화, 불신 들이 세상 밖으로 퍼져나갔다.
인간은 그 전까지 알지 못했던 고통과 시련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출처: 헤시오도스 『작업과 나날』)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있는 판도라


희망, 마지막에 남겨진 것

판도라는 급히 항아리 뚜껑을 닫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재앙은 세상으로 퍼진 뒤였다.

그러나 항아리 바닥에는 단 하나의 존재, 바로 희망(엘피스, Elpis) 만이 남아 있었다.

고대 문헌은 단순히 "희망이 남았다"고만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 희망이 인간에게 남아 고통을 견딜 힘이 되었다는 긍정적 해석,
  • 희망조차 세상에 퍼지지 못해 인간은 더욱 절망했다는 부정적 해석.

(출처: 헤시오도스 『작업과 나날』 + 현대 신화 해석 이론)


판도라가 남긴 이야기

판도라의 신화는 단순한 "재앙의 시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인간 존재의 복합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 인간은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과 호기심 때문에 스스로 고통을 불러들인다.
  •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마지막까지 남아 인간을 지탱한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표현은
재앙과 함께 남겨진 희망까지 품은 깊은 의미를 지닌다.


📖 참고 문헌

  • Hesiod, Works and Days (헤시오도스 『작업과 나날』)
  • Hesiod, Theogony (헤시오도스 『신통기』)
  • Erika Simon, The Gods of the Greeks (현대 신화학 참고)
  • M.L. West, Hesiod: Theogony and Works and Days (고대 문헌 주석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