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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다시 읽기/그리스신화와 로마신화 비교

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Demeter) vs 로마 신화의 케레스(Ceres)

by 리안과의 만남 2025. 3. 28.

풍요와 농경의 여신 비교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에서 곡식과 농업, 풍요를 관장하는 여신으로 각각 데메테르(Demeter)와 케레스(Ceres)가 존재한다. 두 신은 밀과 보리를 상징하고, 인간에게 농사를 가르쳐준 신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들의 기원과 신화적 배경, 숭배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기원과 신화적 배경 – 어머니인가, 국가의 수호자인가?

▶ 그리스의 데메테르 – 딸을 잃은 어머니

데메테르는 크로노스(Kronos)와 레아(Rhea)의 딸로,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이다.
그녀의 대표적인 신화는 페르세포네(Persephone) 이야기다.

하루는 아름다운 들판에서 꽃을 따던 딸 페르세포네가 하데스(Hades)에게 납치되어 저승으로 끌려갔다.
데메테르는 딸을 찾아 온 세상을 방황하며, 슬픔에 빠졌고 이로인해  땅은 메마르고 곡물은 자라지 않았다..
결국 제우스(Zeus)의 중재로, 페르세포네는 1년 중 6개월은 어머니와 함께 지상에서 머물고,
나머지 6개월은 저승에서 하데스와 함께 지내야 했다.

 

➡ 이 신화는 계절의 순환과 겨울이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이야기로, 데메테르는 어머니이자 자연의 변화와 연결된 신으로 여겨졌다.

 

횃불을 든 데메테르가 어두운 밤에 페르세포네를 찾아 다니는 장면


 

 로마의 케레스 – 국가의 번영을 책임지는 여신

케레스는 초기 로마에서 농업과 곡물 수확을 관장하는 신으로 숭배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역할은 데메테르와는 조금 달랐다.

로마에서는 국가의 번영과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존재로 케레스를 숭배했다.
그녀의 딸 프로세르피나(Proserpina, 페르세포네의 로마식 이름) 이야기 역시 로마 신화에 포함되었지만,
로마인들은 이를 국가의 운명과 연결된 상징으로 해석했다.

 

➡ 즉, 데메테르는 모성적 감정과 계절의 변화와 연결된 신이었지만, 케레스는 로마의 풍요와 국가적 안정을 책임지는 존재로 발전했다.

 

케레스가 로마 황제 앞에서 숭배되는 모습


숭배 방식 – 신비로운 밀교 vs. 국가적 축제

 데메테르의 신비로운 밀교 – 엘레우시스 밀교

엘레우시스 밀교(Eleusinian Mysteries)는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신비 종교 중 하나였다. 이 밀교는 소(小) 밀교와 대(大) 밀교로 나뉘었으며, 소 밀교는 입문 과정, 대 밀교는 사후의 삶과 부활을 상징하는 핵심 의식이었다.
밀교에 참여한 신도들은 하데스의  페르세포네 납치와 귀환을 연극처럼 재현하며, 죽음과 재생의 의미를 깨달았다. 참가자들은 밀교 의식에 대한 내용을 외부에 발설할 수 없었으며, 이를 통해 사후 세계에 대한 새로운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밀교적이고 신비로운 종교 의식이었던 데메테르 숭배는, 로마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했다.

 

데메테르와 엘레우시스 밀교 의식


 케레스의 국가적 축제 – 케레알리아(Cerealia)

로마에서는 케레스를 기리는 국가적 축제인 케레알리아(Cerealia)가 열렸다.
이 축제에서 로마 시민들은 곡물을 신전에 바치며 풍년과 국가 번영을 기원했고, 황제와 귀족들도 의식에 참여했다.

케레알리아의 독특한 행사 중 하나는 ‘여우 방사(Fox Release)’ 의식으로, 불붙은 횃불을 등에 단 여우들을 풀어놓으며 농작물을 해치는 해충과 악운을 쫓아내는 의식이 진행되었다.

 

 즉, 데메테르는 신비로운 밀교 의식 속에서 숭배되었고, 케레스는 국가의 안정과 농업 생산을 위해 공공 의식으로 숭배되었다.


성격과 상징 – 같은 밀 이삭, 다른 의미

 데메테르 – 자연과 모성의 신

성격 : 모성적, 보호적, 감정적

상징 : 밀 이삭, 보리, 횃불, 뱀, 감람나무

신화적 역할 : 계절 변화, 인간의 삶과 죽음의 순환을 의미

예술적 묘사 : 눈물을 흘리는 모습, 페르세포네를 찾는 모습


 케레스 – 풍요와 국가 번영의 신

성격 : 공적인 존재, 국가와 연결, 정치적인 의미 포함

상징 : 밀 이삭, 보리, 과일 바구니, 풍요의 뿔(Cornucopia), 셉터(왕홀)

신화적 역할 : 로마 국가의 풍요와 정치적 안정의 상징

예술적 묘사 : 황제와 함께 있는 모습, 제례가 진행되는 장면

 

 데메테르는 자연과 모성의 신이었고, 케레스는 로마 국가의 풍요와 안정을 책임지는 신이었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두 신의 다른 길

 공통점 :
두 신 모두 곡물과 농경, 풍요를 관장하는 여신이었다.
밀 이삭을 주요 상징으로 가지고 있으며, 인간에게 농업을 가르쳤다.
신화 속에서 딸(페르세포네/프로세르피나)과 깊은 관련이 있다.

 

 차이점 :
데메테르는 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신으로, 계절 변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케레스는 국가적이고 공적인 신으로, 로마의 농업 생산과 정치적 안정을 책임졌다.
데메테르는 엘레우시스 밀교를 통해 숭배되었고, 케레스는 국가적 축제인 케레알리아를 통해 숭배되었다.

 

이들은 유사한 신화적 기원을 가지고 있지만, 데메테르는 자연과 계절의 변화와 연결된 신, 케레스는 국가적 번영과 정치적 안정과 연결된 신으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