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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교양 한 스푼/세계문화의 유래

일주일은 왜 7일일까? – 하늘에서 시작된 시간의 구조

by 리안과의 만남 2025. 3. 23.

우리는 너무도 익숙한 시간 안에서 살아간다.
월요일이면 힘겹게 하루를 시작하고,
금요일이면 누군가는 퇴근길에 맥주 한 잔을 떠올린다.
그리고 일요일 밤, 또 다른 일주일을 준비하며 조용히 한숨을 쉰다.

그런데 문득,
“왜 일주일은 7일일까?”
라는 질문이 고개를 든다.

하루가 24시간인 건 지구 자전 때문이고,
한 달은 달의 주기,
1년은 태양의 공전.

하지만 ‘7일’?
그건 자연에서 나온 수치가 아니다.


일주일의 시작 – 바빌로니아 천문학에서 비롯되다

기원전 20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밤하늘을 관찰하며 ‘움직이는 7개의 천체’를 찾아냈다.

  • 태양
  • 화성
  • 수성
  • 목성
  • 금성
  • 토성

이들은 고정된 별들과 달리 움직이는 별로 여겨졌고,
하늘의 신성한 존재로 숭배되었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이 일곱 행성에 각각의 날을 부여하며
7일을 주기로 한 ‘시간의 틀’을 처음 고안했다.
이는 단순한 천문학을 넘어 신과 인간의 시간 질서를 세우는 일이었다.


유대교의 안식일 – 7일 주기의 종교적 정착

이후 히브리 민족, 즉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신앙 체계 안에서 이 구조를 받아들였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한 시간은 6일,
그리고 7일째 되는 날에 안식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 이 안식일(Sabbath)은 토요일이며,
  • “일주일은 7일”이라는 구조를 종교적으로 고정시킨 계기였다.
  • 유대교와 이어지는 기독교, 이슬람까지 이 ‘7일 구조’를 계승한다.

즉, 시간은 인간의 종교와 우주의 질서를 동시에 반영한 구조가 된 것이다.


로마 제국과 7일제의 세계화

고대 로마는 한때 8일 주기(시장일 기준)로 시간을 나눴다.
하지만 기원후 1세기경부터
이집트와 유대 지역에서 사용되던 7일 주기가 유입되며 점차 확산된다.

 

특히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7일 주기를 로마력에 공식 도입했고,
그 결과 지금 우리가 쓰는 달력과 요일 체계가 완성됐다.

영어 요일 이름들은 이때부터
로마 신화와 북유럽 신화를 섞은 형태로 굳어졌다.

  • Sunday (태양의 날)
  • Monday (달의 날)
  • Tuesday (화성/전쟁의 신 Mars → 북유럽 Tiw)
  • Wednesday (수성/Mercury → Woden/오딘)
  • Thursday (목성/Jupiter → Thor)
  • Friday (금성/Venus → Freya)
  • Saturday (토성/Saturn)

동양은 어땠을까? – 오행과 별의 시간 구조

한자 문화권인 중국과 한국, 일본 역시
7일을 기준으로 한 요일 체계를 사용했다.

그 구조 역시 천문학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특히 동양에서는 오행(木火土金水) 사상과 결합하여
하루하루가 자연의 흐름과 연결되어 있다고 여겼다.

  • 월요일(月): 달
  • 화요일(火): 화성
  • 수요일(水): 수성
  • 목요일(木): 목성
  • 금요일(金): 금성
  • 토요일(土): 토성
  • 일요일(日): 태양

즉, 서양이 신화와 천문학을 통해 요일을 세웠다면,
동양은 자연철학을 통해 요일을 해석했다.


일주일, 그 이상한 완벽함

재미있는 건, 수학적으로 보면 7일은 30일이나 365일과 깔끔하게 나눠지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7일에 익숙해졌고,
7이라는 숫자는 수많은 문화에서 완전수로 여겨지며
신비로움과 질서를 상징해왔다.

  • 무지개는 7색
  • 음악의 기본 음은 7개
  • 세계 7대 불가사의
  • 인간 감정의 7가지 죄악

이 모든 것이 인간이 시간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집착의 흔적인지도 모른다.


일주일은 하늘에서 시작되었고,
인간의 신앙과 상상력 속에서 굳어졌다.
7일이라는 시간표는,
매주 우리가 우주의 질서 안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고대 천문관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