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다시 읽기/신들의 이야기

포세이돈: 바다를 다스리는 삼지창의 신_올림포스12신

리안과의 만남 2025. 3. 23. 12:33
728x90
반응형

 

바다를 손에 넣은 신

세상을 세 형제가 나누었을 때,
제우스는 하늘을, 하데스는 지하를, 그리고 포세이돈은 바다를 차지했다.
그는 단순한 물의 신이 아니라, 지중해 문명의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신이었다.
거센 파도부터 조용한 항해, 땅을 흔드는 지진까지—
모든 것이 그의 삼지창에서 비롯되었다.


삼지창과 해신의 위력

포세이돈은 삼지창(트라이던트)을 들고 바다를 다스린다.
그의 삼지창은 키클롭스가 제작했으며,
한 번 내리치면 지진과 해일, 새로운 섬이 솟기도 했다.

그의 전차는 해마(히포캄포스)가 끌며,
바다의 생명체들이 뒤를 따른다.
폭풍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때론 풍요로운 항해의 수호자가 되기도 했다.

 

삼지창을 든 포세이돈


아테네를 둘러싼 신들의 대결

포세이돈은 아테나와 아테네 도시의 수호권을 놓고 경쟁했다.
그는 짠물의 샘을 만들었고,
아테나는 올리브나무를 선물했다.

인간들은 평화와 풍요의 상징인 올리브를 택했고,
아테네는 아테나의 도시가 되었다.
분노한 포세이돈은 이후 도시에 물을 퍼붓거나 침수시키며,
그 선택을 오래도록 원망했다고 전해진다.

 

아테나와의 경쟁


사랑, 혹은 강제된 관계들

포세이돈은 수많은 여신과 인간 여성들과 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그 사랑은 종종 강제적이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묘사된다.

  • 메두사는 아테나 신전에서 포세이돈에게 범해졌고,
     그 일로 인해 괴물로 변하는 저주를 받았다.
  • 티로, 카니케, 아믈리카 등도 그의 아이를 낳았으며,
     이들 중 몇은 영웅의 어머니로 기록되기도 했다.

포세이돈의 자식으로는 트리톤, 테세우스, 벨레로폰 등이 전승에 따라 등장한다.


전쟁의 조력자, 복수의 신

포세이돈은 트로이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원래 트로이의 성벽을 지은 신이었지만, 보상을 받지 못해 그리스 편에 선다.

  • 『일리아스』에서는 전쟁 중 그리스군을 돕고
  • 『오디세이아』에서는 자신의 아들 폴리페모스를 다치게 한 오디세우스를 10년 넘게 방해한다.

포세이돈은 직접 싸우지 않더라도,
전쟁의 물길을 움직이는 숨은 손이었다.

 

오디세우스를 벌하는 포세이돈


항해자들의 신, 바다의 경계

포세이돈은 코린토스, 델포이, 수니온 곶에서 가장 많이 숭배되었다.
출항 전, 사람들은 포도주를 바다에 붓고 기도했다.
그의 분노를 달래지 못하면,
배는 침몰하거나 폭풍에 휩싸였다.

포세이돈의 신전은 대부분 바다 절벽에 위치했고,
그 앞은 신성한 제단이자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었다.

 

출항 전 제물을 바치는 선원들


완벽하지 않은 신, 거스를 수 없는 힘

포세이돈은 항상 평화로운 신은 아니었다.
그는 질투하고, 복수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바다처럼,
그의 힘은 두려우면서도 필요한 존재였다.

그는 그리스 신화 속에서 가장 본능적이며 모순된 신으로,
질서 속의 불확실성, 평화 속의 위협을 상징한다.


그의 삼지창이 바다를 가르고,
폭풍과 고요 사이에서 인간의 운명을 좌우할 때—
우리는 그를 숭배하면서도 두려워했다.

포세이돈, 그는 단지 바다의 신이 아닌,
신화라는 심연을 관통하는 존재였다.